'가격 딜레마' 빠진 태양광, 업황부진 계속되나
'가격 딜레마' 빠진 태양광, 업황부진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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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장기적인 악재"
"상용화 위해서는 가격 좀 더 내려가야"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인 '태양광' 산업이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화 등으로 관련종목의 주가도 덩달아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가격 안정화는 오히려 태양광 에너지의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 주 대비 4.45% 오른 1kg당 30.5달러에 거래됐다. 12월 마지막주에 29.2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2주 연속으로 상승한 것이다.

가격이 오르면서 태양광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움직였다. 태양광 테마주는 2011년 태양광 산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탓에 60% 가까이 하락했지만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화 덕분에 다시 상승곡선을 타는 중이다.

11일에는 대형 호재도 터졌다. OCI가 미국 태양광발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웅진홀딩스와 KCC 등 주요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들의 주가도 3~4%대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때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화(상승) 등으로 태양력 발전단가가 높아지는 것은 태양력에너지 상용화를 가로막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전부터 널리 쓰이던 발전시설의 1kw/h 당 발전단가는 원자력 38원, 무연탄 55원, 수력 84원 등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는 풍력은 107원, 바이오가스(연료전지)는 300원 등으로 기존 에너지보다 비싸다. 특히 태양광에너지의 발전단가는 무려 711원으로 가장 고가다.

태양광에너지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금보다 저렴해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이다.

보다 저렴한 원료 생산을 위한 투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에 쓰이는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지난해보다 13.5% 깎았다. 애당초 정부요구안 자체도 전년도 예산인 6018억원보다 낮은 5700억원이었다. 이것이 국회 예산확정 과정에서 400억원 추가로 깎인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저탄소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해온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사업이 상용화 단계 정착에 계속 실패하자 정부의 시각이 회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가공세를 펼치는 중국업체들의 반격도 국내 태양광 산업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가격안정화가 당장의 주가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핵심 부품인 태양광 모듈의 경우 잉리와 같은 대형 중국업체들의 생산원가는 와트 당 1~1.2달러 선이다. 그에 반해 한국을 비롯한 유럽·미국 기업의 원가는 1.4달러 안팎이다. 대다수 업체들은 중국과의 경쟁에 밀려 적자를 보면서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높은 발전단가 문제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부의 예산마저 줄고 있어 장기적인 업황은 부정적이라는 게 솔직한 시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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