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나거나 죽쑤거나'…분양시장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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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박'-인천 '쪽박'…"부산 공급과잉 우려"

[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부산지역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때 '로또아파트'로 꼽히던 인천은 애물단지로 전락, 분양시장에서의 양극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인천 분양시장, 안방서 '망신'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시 산하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지난달 분양한 '송도 웰카운티 5단지'의 계약을 취소하고 중소형 등 설계변경 후 재분양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중대형 위주의 총 1182가구(전용면적 84m² 354가구·96m² 560가구·112m² 146가구·134m² 3가구)가 공급됐으나, 이 중 63가구가 청약(청약률 6%)한데 이어 16가구만 계약, 1.5%의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했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지난 21일 분양 일정을 중단하고 시공사·설계사와 함께 테스크 포스팀(TF) 마련, 분양 실패 요인과 소비자 선호도 등 수요를 분석한 이후 재분양 일정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계약한 16가구에 대해서는 위약금(계약금 2배)를 물어주고 계약자들의 청약통장 재사용을 가능하도록 국토해양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설계변경을 통해 3.3m²당 평균 1200만원의 분양가도 낮출 방침이다.

이로써 지난해말 기준 5조6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갖고 있는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위약금 6억원과 분양대행사 수수료 7억원 등을 비롯해 견본주택 설치·운영비 등으로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에서 분양중단된 첫 사례로 기록되는 등 안방에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수요자들의 선호와 거리가 먼 중대형 위주로 단지가 구성된 점과 분양 마케팅 부재 등이 분양 실패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의 경우 내달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D11·16블록에 '송도 더샵 그린워크' 분양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송도 더샵 그린워크는 인천 송도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국제업무단지(IBD)에 위치해 있고,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세웠다"며, "웰카운티 사태때문에 내달에 예정된 분양을 미루거나 취소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송도 5·7공구 내 M1 주상복합을 분양하기로 했던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도 당초 계획대로 내달초에 분양하기로 결정한 반면, 오케이센터개발주식회사는 '송도 아트윈'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을 내년 2월 중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민간 건설사도 아닌 공기업이 자신의 안방이라고 볼 수 있는 지역에서 분양 취소된 사례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다보니, 큰 평수의 주택은 가격부담으로 이어져 관심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지역은 과거에는 투자에 대한 메리트로 청약 열풍이 불었지만, 미분양이 적체돼 있는데다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며 분양시장이 약세를 계속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청약열풍…'공급 과잉' 우려

인천과 달리 부산은 올해 가장 뜨거운 청약열기를 보이며, 건설사들이 연신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삼성물산이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구 중1동에 짓는 '래미안 해운대'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일반분양분 348가구 모집에 2만834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1.45대 1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특히, 전용 59.86m²형은 최고 252.2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됐다.

지난 17일 쌍용건설이 실시한  '광안동 쌍용 예가 디오션'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일반분양분 699가구 모집에 총 3만9252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56.15대 1을 기록했다. 또한, 211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84.96㎡E 타입은 무려 2만2127명이 몰려 최고 104.87대1 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같은 호조에 힘입어 건설사들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9개 사업장에서 3000여 가구의 물량이 쏟아낼 예정이다. 이달 GS건설은 연제구 연산동에 짓는 '연산 자이 2차' 오피스텔 142실, 주상복합 335가구를 분양하고, ㈜동일이 정관신도시 A-2블록에 '부산정관 동일스위트 3차' 1241가구 분양에 나선다.

내달 포스코건설은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서 '해운대 더샵 센텀누리' 375가구 중 239가구를 일반 분양하며, 서희건설은 부산 수영구 광안리에서 '서희 스타힐스 센텀프리모' 오피스텔 667실을 분양한다.

김 연구원은 "부산의 경우 2000년대 초중반에 신규공급이 뜸했던데다 최근 2~3년간 공급물량이 적다보니 분양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분양물량이 끊이지 않으면서 부산뿐만 아니라 인접한 경남 물금지구도 최근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부산은 그간 공급이 덜한 지역에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의 매리트로 청약 경쟁력을 갖추는 등의 분양 전략을 세워야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분양시장에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가장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부산지역의 주택보급률은 현재 99%를 웃돌고 있는 실정인데, 잇따른 분양으로 2년 안에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과잉 현상이 일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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