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하락의 명암(明暗)
원화 가치 하락의 명암(明暗)
  •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동향실장
  • limhj9@hri.co.kr
  • 승인 2011.11.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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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동향실장
최근 원화 가치는 지난 7월 말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8월 초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통화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값어치가 떨어지고 있어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물가 불안 증대라는 '부정적인 면(暗)'이 있으나, 수출 시장 확대라는 '긍정적인 면(明)'도 동시에 발생한다.

따라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는 긍정적인 영향이 훨씬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에 마냥 안타까워 할 필요도 없다. 물론 원화 환율이 국내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안될 것이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영향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환율 결정 요인을 먼저 알아야 한다.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기업의 수입 대금 결제, 거주자의 해외 투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수익 송금에 따른 외환수요와 수출대금 매도, 증권투자자금 유입 및 해외로부터의 송금 등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외환 수급만으로 환율 변동을 모두 설명하기는 충분하지 않다.

환율 변동 요인인 경제의 펀더멘탈과 관련 있는 중ㆍ장기 요인과 시장의 기대감이나 국제 금융시장 동향과 같은 단기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그리스 국가부도 위험 고조 등과 같은 금융시장 동향이 실시간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환율의 결정 과정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먼저,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인 면을 보면, 국내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외 시장에서 부품 및 소재 등을 수입하고자 할 때 한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동일한 물량이라면 지불하는 대금이 늘어난다.

따라서 수입물가가 상승하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 상승에 기여한다. 또한 국제수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해외여행 경비 규모가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늘어나고, 동일한 금액이라면 송금을 위해 필요한 원화 규모가 커진다.

국내 기업 이 해외에서 빌린 부채가 있다면 금융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종합적으로는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가 악화돼 국제수지 악화에 기여하게 된다.

다음으로 긍정적인 면을 보면, 국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로 인한 수출 증가다. 수출 증가는 수출기업의 이익 증가, 투자심리 제고, 고용 증가,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 소비 확대,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한다.

최근 수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민간 소비 규모를 추월해 수출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상회했다.

이러한 수출 시장이 확대되면 국내 경제 회복세가 훨씬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함으로써 국내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부정적인 영향보다 클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간의 연관관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자본이동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 원화 가치 하락 등 환율 변동으로 인한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금융 및 실물 경제의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환 당국의 원화 가치 안정화를 위한 미세 조정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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