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가격+중소형, 분양시장 새 '패러다임'
'착한' 가격+중소형, 분양시장 새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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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계속되는 시장침체에 유럽발 재정위기 악재가 가을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건설사들이 갖가지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국내 분양시장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

◇ '착한 가격'이 대세

10일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건설사 아파트 분양계획이 이 달에만 전국적으로 총3만2709가구가 신규 분양된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물량으로 지난해 동월(1만665가구)대비 206.7% 증가한 것이다.

예년보다 물량이 많아진 상황이라 업체간 치열한 경쟁은 불 보듯 뻔한 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자금부담 완화, 서비스 면적 확대, 중소형 주택 공급 등으로 청약자 끌어 모으기에 한창이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시절, 분양가를 경쟁적으로 높여 고분양가 논란을 몰고왔던 건설사들도 최근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분양가를 조금 낮춰 이윤이 덜 남아도 조기에 분양을 마감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달 30일 문을 연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당초 1600만~1700만원대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300만~1500만원으로 시장에 내놨다.

특히 중대형인 전용 121㎡의 분양가를 같은 단지 중소형에 비해 20만~30만원 낮추고, 계약금도 중소형의 절반인 분양가의 5%로 책정했다.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7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삼성물산측이 조합원을 설득해 분양가 인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청약 결과에 따라 향후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가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전반적인 침체에 빠져 있는 시장 상황인지라 투자수요가 미미해 일반 분양분 분양가가 조합원 분담금에 비해 높게 책정되기보다는 보수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있다"며, "조합원의 분담금 등 비용부담이 많아져도 미분양 우려때문에 분양률을 높이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견본주택 첫날인 지난 1일부터 사흘동안 1만8000여명의 내방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으며, 청약 첫날인 7일에 84㎡ 이하 물량은 1순위에서 마감돼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121㎡ 중대형은 가격 부담 완화에도 불구, 290가구 중 230가구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대우건설이 분양한 경기 수원시 입북동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는 인근의 입주 2년차 아파트보다 3.3㎡당 약 200여만원 가량 낮게 책정해 분양가 740만원대부터 시작했다.

이는 6년 전인 2005년 한 해 동안 수원시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885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인데다,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전셋값인 757만원보다도 저렴해 관심을 끌었다.

실제, 지난달 30일 견본주택이 문을 연 이래 사흘간 3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고, 내부 관람을 위해 사람들이 30분 이상 대기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민호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분양소장은  "브랜드 가치와 단지구성, 내부마감 등을 살펴볼 때 분양가를 너무 낮춘 것이 아니냐는 내부 지적도 있었지만, 초기에 계약률을 많이 끌어올려 빨리 분양을 마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6일과 7일 이뤄진 1~2순위 청약접수에서 1단지 7개 평형 중 3개 평형(전용면적 59㎡ A·B타입, 84A㎡)이, 2단지 6개 평형에서 2개 평형(전용 59㎡ A·B타입)이 마감됐으나, 전체 1235가구(특별공급 제외) 가운데 490가구가 미달돼 3순위 성적표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건설사들이 미분양으로 고전하느니 분양가를 낮춰 공급하는 것이 유동성 측면에서나 회사 이미지상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이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 주택을 봤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없으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 중소형 아파트 '인기폭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중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며 판도를 바꿔놨다. 최근 분양한 단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지난 5일 창원에서 분양한 '감계 힐스테이트 1차' 청약 접수 결과 중소형 평형인 68A㎡이 9.83대 1의 최고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어 68B㎡가 4.91대 1, 84A㎡ 는3.28대 1, 84B㎡은 1.22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현대건설 분양 관계자는 "전세대가 중소형 면적으로만 구성돼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았고 많은 관심을 모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충남 서산에 공급한 '서산 예천 푸르지오' 도 지난 5일 1순위 청약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전용면적 62∼84㎡의 7개 타입 706가구가 공급되는 이 단지는 평균 경쟁률 3.45대1, 최고 경쟁률 5.62대1을 기록했다.

채 실장은 "대형 평형에 비해 가격부담이 적은데다,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주거 트렌드가 중소형으로 변하며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건설사들도 중소형 위주로 분양물량을 내놓고 있다"며 "앞으로도 분양시장에서 중소형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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