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부동산시장, '고난의 전주곡' 되나
가계대출 규제…부동산시장, '고난의 전주곡'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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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미분양·전세난 겹시름에 시장위축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임해중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나서면서 하반기 분양시장 회복을 기대하던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됐던 돈줄이 막힐 경우 판매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가을 성수기를 노렸던 건설사들 역시 악성미분양을 우려해 분양일정을 속속 미루고 있다.

◇ 미분양사태 재현 가능성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조율하는 이유는 준공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미분양'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간 금융권은 미분양물량 해소를 목적으로 조건 없이 분양대금의 60%까지 대출을 해줬다. 하지만 계약자에게 소득증빙 서류를 요구하는 등 요건이 강화되며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뚝 끊겼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시장의 3대악재는 입주폭탄, 공급가뭄, 악성미분양이었다"며 "그중 악성미분양 사태가 시장침체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조건이 강화되며 미분양 물량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악성미분양에 대한 우려로 분양시기를 조율하려는 건설사들이 늘고있다"고 설명했다.

신규분양 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출규제가 강화될 경우 집단대출이 어려워져 하반기 대기 중인 신규분양 시장에 직격탄을 날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 가을전세난 해소 '기대난' 

분양시장이 타격을 입으면 매매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반기 '공급' 확대로 전세난 해소를 도모하려던 정부의 전월세대책에도 제동이 걸렸다.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매매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여전해 수요자들은 매매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루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1번지 관계자는 "금융규제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우려했던 것 이상"이라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시장이 얼어붙은 것처럼 대출규제가 계속될 경우 매매심리 위축에 따른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문제는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도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매매시점을 뒤로 미루고 이사철을 대비하던 수요자들 사이로 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높은 이유다.

다음 달부터 가계대출이 다시 재개되지만 대출이 원활하게 이뤄질진 미지수다. 이사철 대비로 전세자금 대출이 증가하면 다시 가이드라인을 웃돌 가능성이 있어서다.

인천시 연수동에 위치한 P공인중개소 소장은 "전세자금 대출은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전세난이 심화되며 대출을 끼면 세를 내주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대출자체가 어려워지면 하반기 전세난에 이중고를 겪는 서민 시름만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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