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로또 복권과 대수의 법칙
[기자수첩]로또 복권과 대수의 법칙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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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를 던져 1부터 6 사이의 특정한 숫자가 나올 경우의 수’ ‘주사위를 던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1부터 6 사이 특정한 수가 나올 경우의 수’. 조합과 대수의 법칙 즉 확률을 일컫는 말이다.

이 이론은 최근 구입 열풍이 불고 있는 로또 복권의 당첨 확률을 계산할 때 쓰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대수의 법칙은 통상적으로 보험의 기본 원리를 설명할 때 사용된다.

이런 비슷한 확률에 근거해서 일까. 요즘 보험사들은 로또 복권 열풍과 유사한 영업 행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인생역전’을 위해 복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처럼 보험사들도 온갖 편법을 활용, 보험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영업력 확대를 위해 사업비를 과다 책정하거나 고객 돈을 유용하는 비리는 로또 복권 구입 열풍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로또 복권으로 인생역전을 노리는 사람들도 결국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보험사들은 아직 무분별한 고객 유치가 가져올 부작용을 냉정하게 돌아보지 않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부당한 방식의 보험 판매 방식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자사 보유 보험상품의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임의로 특정 고객에게 보험 갈아타기를 종용하거나 금리 부담이 높은 상품으로 재가입 하도록 한 사례로 감독당국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았다.

최근에는 손보사들이 보험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매집형 대리점를 통한 불법 자동차 보험 모집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보험사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 보험금 지급 리스크를 분산하고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단편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로또 복권이 단순히 사행심을 조장하는 상품이라면 보험은 개인의 생명, 가족의 안전을 위해 미래 위험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보험이 진정 개인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인본주의적 금융 상품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올해는 방카슈랑스 도입 뿐 아니라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기준이 강화돼 보험업계에 또 한번의 위기가 닥쳐 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조건 많은 사람들에게만 보험 상품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파는 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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