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삼성생명 독주 시작됐다
방카슈랑스 삼성생명 독주 시작됐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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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적 시장 지배력 이용' 눈총 ... 로비설까지 등장 말썽
삼성생명의 은행 제휴선 독식에 따른 방카슈랑스 시장 독주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생명은 조흥은행의 방카슈랑스 제휴 보험사 선정 과정에서 정식 제안서(RFP)를 제출하지 않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것으로 밝혀져 석연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와 진행 중인 합작 보험사 설립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의 임원 로비설등 갖가지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급기야 최근 교보, 대한 등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 생보사들이 “삼성생명의 부당한 시장 독주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실무자들로 구성된 TF팀을 구성, 공동 대응을 벌일 태세다. 생보사들이 거대 공룡인 삼성생명에 맞서 연합전선을 펴는 양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방카슈랑스가 고객 편의 제공과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당초 취지보다는 특정보험사의 우월적인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도입되는 것 같다”며 “은행의 1개 보험사 판매 비중을 제한하는 마당에 왜 보험사에 대한 아무런 법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는 지 감독당국의 정책 투명성이 의심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조흥은행은 방카슈랑스 제휴를 위한 우선 협상자로 당초 5개 보험사를 대상으로 했던 계획을 전면 수정, 삼성생명을 포함한 6개 보험사를 최종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은행측에 정식 제안요청서(RFP)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흥은행이 당초 방카슈랑스 제휴 우선협상자로 교보, 대한, 메트라이프, AIG, 라이나생명 등을 확정했음에도 작업 막바지에 삼성생명을 포함시킴으로써 그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제안요청서를 제출하지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이미 긴밀한 합작 보험사 설립 논의를 벌이는등 방카슈랑스 준비에 대한 검토 작업이 이뤄졌다”며 “이번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해도 최종 제휴 체결을 위해 객관적인 철차를 밟아 검증을 벌일 예정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리 사전 논의를 벌였다고 해도 제휴 요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정상적인 업무 단계를 무시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기업여신 비중이 높은 조흥은행과 삼성그룹의 특수한 관계를 전혀 무시할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사실 삼성생명은 이번 조흥은행 우선협상자 선정외에도 ‘무소불위’의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제휴 체결을 추진해 왔다. 대부분의 시중은행 및 지방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제휴 체결을 위한 보험사 선정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생명의 직·간접적인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기업은행 등 기업 여신 비중이 높은 은행의 경우 수백억원 규모의 요구불 예금을 들어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의 자금력을 전혀 무시할 수 만은 없다는 게 은행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제휴 체결을 위한 우선협상자 선정시 객관적인 평가 점수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최종 제휴 업체 선정 작업에서 간접적으로 그룹 자금력 등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삼성생명은 지난해 우리금융과 AIG생명의 합작 보험사 설립 계약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그룹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달 AIG생명을 제치고 우리금융 합작보험사 파트너로 사실상 선정됐다. 삼성그룹의 주거래 은행이 우리은행(구 한빛은행)이라는 점도 합작 보험사 설립 과정에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자금 담당 임원이 우리금융 고위층과 긴밀한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은 이미 업계에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삼성생명의 이러한 방카슈랑스 독주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타 생보사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흥국, 금호, 동양생명 등 중소형 생보사들은 이미 공동 대응을 위한 TF팀을 구성,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보 빅3인 교보, 대한생명의 경우도 당초 TF팀에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삼성생명의 시장 독주를 막기 위해 공동 대응하는 방향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보사들은 감독당국에 삼성생명의 제휴 독주를 막기 위해 보험사의 은행 제휴 수 제한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보여 향후 보험 은행간 제휴 구도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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