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사장 사퇴..'정몽구 현대건설' 본격화
김중겸 사장 사퇴..'정몽구 현대건설'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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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현대차그룹 주력으로 부상

[서울파이낸스 임해중기자]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미 예견됐던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30일 현대건설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중겸 사장이 물러나면서 현대건설 매각절차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강창희 부회장과의 투톱체제도 막을 내렸다. 이는 합병에 따른 혼란이 수습됐다는 현대차그룹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동안 현대건설 안팎에선 김중겸 사장이 임기(내년 3월)를 다 채우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해외부문을 맡은 김 사장에겐 재무와 인사 등 대표로서 핵심적 권한이 없는 껍데기 대표이사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결국엔 현대건설-현대엠코 합병도 점쳐지고 있어 김 사장이 빠른 시간 안에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예상은 적중했다. 현대차 측이 현대건설 조직 개편에 적극 개입, 건설라인을 주력사업으로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 김 사장 사퇴 후, 예상 시나리오는?

김 사장 사퇴 이후 그려지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투톱체제의 새 축으로 자기 사람을 앉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안정적으로 품에 안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 정비가 시급하다.

이런 이유로 조위건 전 현대엠코 사장과 우시언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유력한 새 축으로 거론된다. 둘다 정 회장 사람으로 정통 현대맨이다.

조 전 사장은 현대차 재경본부 경영관리실장을 역임했다. 2002년 현대엠코 대표이사 전무로 부임한 후 고속승진을 거쳐 사장으로 발탁됐다.

여기에 현대건설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는 점도 조 전 사장을 유력후보로 꼽는 또 다른 이유다.

정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고 현대건설 내부사정에 밝은 만큼 김 사장 자리를 대신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정통 현대맨인 우시언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도 유력한 후보다. 그는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2003년 현대기아차 전략기획실장 등 현대건설과 현대차 양 쪽을 두루 경험했다. 현대건설 조직 재편의 적임자로 손꼽히는 이유다.

반면 당분간 김 부회장 원톱 체재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사장 사퇴 후 현대건설-현대엠코 합병설이 무성한 상태에서 성급히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다는 분석에서다.

◇ 현대건설-현대엠코 합병 시발점?

김 사장 사퇴 후 인사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되든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 친위그룹으로 재편되리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이같은 신호는 2달 전 김 부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로 정식 선임될 때부터 감지됐다.

이날 김 부회장과 함께 이정대 현대자동차그룹 경영기획담당 부회장이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 재무업무를 총괄 지휘한다. 재무적으로 현대차-현대건설이 한 몸뚱이가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합병이 조만간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현대건설 인사개편이 매각절차의 마무리인 동시에 자동차·건설·철강라인으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장기적으로 합병을 추진키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에서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철강·건설을 아우르는 옛 현대그룹의 영광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삼성에게 재계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현대건설이 채권단에게 넘어간 이후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조직 개편에 공을 들이는 것도 재계1위 탈환을 위한 발판다지기로 해석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합병설 기저에는 그룹차원에서 조직개편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것이라는 예상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 사퇴 후 조직 개편이 합병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그는 "김 사장 사퇴 후 누가 새 축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며 "조직이 정비되면 현대엠코와의 합병이 조만간 추진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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