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너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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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위축, 중동發악재가 실적악화 이끌어
구조적 한계로 경영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건설경기 위축이 심상찮다. 시장침체가 깊어지며 실적악화가 대형건설사를 덮쳤다. 내수시장 위축과 중동發사태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다.

내수시장 회복을 견인하던 공공공사 물량이 급감한 탓도 크다. 도로와 교량 등 대부분 토목 공종이 부진을 보였다. 주거용 공공건축도 약세를 보이며 실적악화를 이끌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952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021억으로 지난해 대비 17.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감소했다.

삼성물산의 올 1분기 경영실적도 악화됐다. 잠정집계 결과 매출은 4조6961억원, 영업이익은 1664억원, 순이익은 1395억원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44.1%, 42.2% 하락했다.

GS건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1분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매출은 지난해 대비 0.7%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8%, 13.6% 감소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영업이익 844억원, 순이익 824억원이다.

대형건설사들 조차 내수시장 악화와 중동리스크라는 겹시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이유다. 해외시장은 계속 불안하다. 중동사태가 장기화되며 수주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상승에 따른 원자재 값 상승도 문제다.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 주택경기회복 여세가 큰 폭 꺾인다. 주택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으니 분양시장 또한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외수주 악화와 내수시장 한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사태와 원화 강세로 해외 매출이 감소했다"며 "내수시장 위축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수주목표를 1조5442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며 "서울에서 공공관리제가 시행되는 등 물량가뭄이 심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대형건설사들 마저 건설경기 위축을 피해갈수 없다"며 "주택경기 침체와 해외시장 불안이 경영실적 악화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더 큰 문제는 사업구조 상 외부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구조적인 한계"라며 "자기자본이 아닌 타인자본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대․내외적 악재에 직격탄을 맞는 것이 당연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실적악화가 국제회계기준(IFRS)적용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IFRS적용으로 새로 추가된 영업손익 항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회계기준(K-GAAP)에서 영업외수지로 분류됐던 자산처분손익, 배당금수익 등이 기타영업손익에 포함되면서 착시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IFRS적용으로 SDS-네트웍스 합병이익 1282억원이 1회성 수익으로 반영됐다"며 "이를 제외하면 올 영업이익은 사실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 역시 "리비아 사태에 따른 해외수주 위축과 내수시장 한계가 경영실적 악화의 원인이다"며 "하지만 IFRS 적용에 따라 영업외손익으로 잡혔던 대손충당금과 판관비 등이 영업이익에 반영된 탓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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