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캐피탈, 리스회사 맞나?
화인캐피탈, 리스회사 맞나?
  • 전병윤
  • 승인 2004.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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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리스가 노조원들의 명예퇴직에 대한 합의로 10개월 넘게 해온 파업에 종지부를 찍은 지 두달이 조금 못됐다.

최근 개발리스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감자안을 통과시켰다. 회사가 감자를 실시하는 것이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리스업계는 이를 두고 말이 많다.

그중 하나가 개발리스의 감자를 통해 화인캐피탈과 합병을 실시해야 최대주주로 있는 선광(주)의 심장식 대표이사의 화인캐피탈 지분율을 낮추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런 분석은 애초 개발리스를 인수한 심장식 대표이사는 리스업에 목적을 둔 경영인이 아니라는 의구심의 연장선에 있다.

선광은 인천의 항만하역업체로 부실한 리스회사를 연이어 인수하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화인캐피탈의 전신인 국민리스와, 주은리스, 경인리스 등 당시 굵직한 리스회사들을 사들인 뒤 합병과 청산절차를 밟아왔고, 리스 영업은 도외시 한 채 채권추심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부실한 회사를 싼값에 사들여 채권추심을 통한 돈벌이에만 치중, 결국 개인의 부를 축적하겠다는 의도라는 여론의 질타도 있다. 리스업, 나아가 금융업에 대한 마인드마저 의심스럽다는 반응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래서인지 업계 관계자들은 심장식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화인캐피탈이 벌처펀드 성격을 갖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화인캐피탈의 대표이사는 이동주씨로 썬캐피탈의 이사를 역임했었고, 심장식씨는 선광을 통해 썬캐피탈의 최대주주겸 대표이사로 재직했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영권은 심장식씨에 의해 장악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해 썬캐피탈이 한때 리스업계 선두주자였던 개발리스를 인수하면서 채권단에 고용보장을 약속했다가 이를 어기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가 직장폐쇄 조치 등 300일이 넘는 파업사태를 야기했었다.

당시 채권단은 개발리스 인수를 희망했던 외국계 기업 대신 썬캐피탈을 낙점했던 이유가 ‘고용보장’을 약속했었기 때문이란 후문이다. 그러나 썬캐피탈은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속내를 숨겼던 꼴이다.

결국 명예퇴직을 통해 개발리스 파업사태는 일단락 됐으나 무언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대로 감자를 통한 합병절차를 밟고 있으니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좇는 것을 두고 마냥 나쁘다 할 순 없다. 하지만 개인의 부에 대한 축적 방식에 따라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계가 걸려있는 만큼 도덕적·사회적 책임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화인캐피탈이 도대체 리스회사인지 구조조정회사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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