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김정태가 '경기리스크'도 이기나
(초점) 김정태가 '경기리스크'도 이기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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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주식 투자 '마지막 악수' 우려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이 최근 1조원 주식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김행장이 보여준 그동안의 주식투자 안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주가가 500선이 무너졌을 때도 국민은행은 김행장의 결정에 따라 1조원의 주식투자를 단행해 50% 가까운 수익을 낸 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침체는 그동안의 저점들과 다른 점이 많다는 지적도 있어 국민은행이 과연 이번 주식투자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단 지난 9.11 테러는 일시적인 충격 요인이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빠졌다는 평가는 많았고 또 옳았던 것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주식시장 침체는 저인플레, 저성장 등 전세계적인 경기하강 리스크에 따른 요인이 많다는 점을 묵과할 수 없다.

근 10년을 디플레와 성장 후퇴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현재 디플레가 심히 우려될 정도로 투자와 성장 요인이 침체되어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특히 지난 90년대 후반을 강타했던 IT거품 후폭풍과 중첩돼면서 더 더욱 단시일 내에 극복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독일도 디플레와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있고, 미국은 더블딥(이중경기침체) 논란을 넘어서 멀티딥(다중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즉 경제성장 경로가 W자로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전형적인 나라이다. 이들 선진국들 경제가 침체되면 당연 성장세가 하락하고 주가도 횡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최근 우리나라의 1위 수출대상국가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부상해 한 변수는 된다. 중국은 여전히 고성장을 구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도 과거 우리나라와 같은 생산요소 투입에 따른 성장 신기루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일 지는 미지수이다.

국민은행은 초대형 은행으로서 대부분의 자산 시장에서 큰 손이다. 따라서 1조원의 주식 투자를 감행하면 다른 큰 손들이 따라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은 바닥을 찍고 단기간이나마 반등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우려했듯이 전세계적인 경기하강 리스크가 극복되지 못한다면 국민은행의 1조원 주식투자는 무모한 도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행여 주가가 현재보다 20% 빠져도 2천억원 손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저성장 궤도에 오른 한국 경제에서 은행의 수천억원대 손실이 과연 아무 것도 아닌지는 결국 주주들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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