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폐지…부동산시장 혼란 가중
분양가상한제폐지…부동산시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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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부동산상한제 폐지가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일부 사업장은 분양시기를 저울질하며 손익계산에 바쁘다. 상한제가 폐지되면 일반분양가를 높일 수 있다. 일반분양가가 높아지면 그만큼 사업성이 좋아진다.

시장은 기대감에 부풀어있는데 상한제 폐지는 불투명하다. 정치권 이견 때문이다.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발목을 잡았다.

상한제 폐지는 3.22대책의 핵심이다. 주택법 개정안은 이번 임시국회 중점 처리 법안이다. 하지만 개정안 처리를 놓고 여야 간 지루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서 상한제 폐지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주판알을 튕기던 입장에선 혼란스럽다. 분양시기를 언제까지 미룰지 가이드라인이 없어서다.

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여당 관계자는 "상한제 연내 폐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야당이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원천봉쇄한다는 것이다.

상한제 폐지가 부동산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해양위 여야 간사는 12, 18, 20일 법안소위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주택법 개정안이 이 자리서 논의될지 미지수다. 야당 반대가 그만큼 거세기 때문이다.

상한제 폐지가 불투명해지자 시장에선 볼멘소리가 높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다.

분양 시기를 연기하다간 사업비용 상승으로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 금융비용 부담 등 추가비용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 시기를 고심하던 옥수12구역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옥수12구역 재개발 '래미안 리버젠'이 당초 계획대로 일반분양 절차에 들어갔다.

이곳은 상한제 폐지를 기다리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수익성을 올려 조합원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쪽으로 결론냈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상한제 폐지를 기다리며 사업이 1년만 연기돼도 사업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상한제가 폐지돼 분양수익성이 좋아지더라도 사업비 상승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답십리뉴타운 16구역도 계획대로 분양에 나선다.

답십리 16구역 조합 관계자는 "상한제 폐지를 기다리기엔 리스크가 크다"며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큰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분양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좀 더 기다리자는 곳도 있다. 대부분 사업시행인가 이전의 초기 사업장이다.

조창혁 한가람 변호사는 "관리처분계획 결의 뒤 사업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결의를 무효화하고 이전 단계로 돌아가면 사업이 원점으로 회귀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관리처분결의 후에는 철거 및 이주가 시작되고 조합원 분양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일정을 조정하는 일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다만 사업초기 단지인 곳에선 상한제 폐지를 기다려볼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이 더 이상 혼란을 겪지 않으려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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