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주영 회장 10주기, 제부-시숙 '화해모드'?
故 정주영 회장 10주기, 제부-시숙 '화해모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상선 지분 '뜨거운 감자'..."시기상조" 의견 우세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현대건설 매각절차를 놓고 감정싸움을 벌였던 현대가(家)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0주기인 21일. 재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회장의 감정싸움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추모사진전과 14일 추모음악회에서 두 차례 회동을 가진 정 회장과 현 회장은 20일 저녁 정 명예회장의 생전 청운동 자택에서 다시 만나 화합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으로 3월, 범현대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세 번째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이 앞선 두 차례 회동에서 화해를 위한 본격적인 제스처를 취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동으로 '앙금풀기'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왕 회장 10주기를 맞아 '왕자의 난'부터 '현대건설 인수전'까지 쌓인 갈등을 계속하기에는 그룹차원에서 부담이 되리라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의 핵심인 '현대상선' 지분 문제가 언제 수면 위로 올라올지 미지수라 시숙과 제부의 화해를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아산 추모음악회에서 현 회장은 "오늘은 범현대가가 공존하고 화합하는 자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화해의 의사를 밝혀오면 응하겠다"고 말하며 현대상선 지분을 화해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이 인수 예정인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현대상선 지분 7.8%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그룹은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현대상선 지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정 회장이 "현대상선 지분 매각은 없다"고 선을 긋자 현 회장은 "상선 지분은 우리에게 와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구체적인 화해 조건"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처럼 고 정주영 추모 사진전을 비롯해 정 회장과 현 회장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현대상선' 지분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전격적인 화해가 이뤄질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지분과 관련, 그날 정 회장 언급 이후 나온 내용은 없다"고 말해 두 그룹 간 현대상선 지분을 놓고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