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한 카드사, 주유소 카드수수료 어찌하나
장사 잘 한 카드사, 주유소 카드수수료 어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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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신용카드 수수료율 1.5% 너무 높다" 공식건의
카드사, 순익 전년比 46%↑··· "장사 안된다" 변명 안통해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기자]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고유가의 고통을 분담하자는 정유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카드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현행 수수료 1.5%가 수익 마지노선"이라며 배수진을 친 상태. 하지만 지난해 보험사에 이어 또다시 수수료 인하 논란이 불거졌고 카드사들이 막대한 순이익을 거뒀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카드업계의 주장은 명분이 약하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선 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정유업계와 카드업계 양측의 주장은 팽팽하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14일 "주유소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1% 수준으로 낮춰 기름값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유소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매출액에 연동돼 1.5%의 정률로 적용되고 있어 유류가격이 오르면 수수료도 저절로 오르는 구조여서 유가 인상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발끈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반박자료를 통해 "수수료율 인하 요구는 기름값 인하가 아닌 정유업계의 마진 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가맹점 수수료를 정율제가 아닌 정액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업종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주유소의 가맹점 수수료율 1.5%는 카드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한 '마지노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수수료 인하는 곤란하다"는 카드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인하 요구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카드사들이 막대한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한몫하고 있다. 그에 비해 카드 수수료율은 크게 변한게 없다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7243억원으로 전년보다 46.1%(8600억원)나 급증했다. 신용카드 숫자는 겸영은행을 포함해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정유업계와의 수수료 협상 결렬이 소비자들의 결제수단 축소로 이어져 비난의 화살이 카드업계로 날아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카드사와 보험사의 수수료 협상이 결렬되면서 일부 대형보험사들이 가맹점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현금으로 지급해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유시 신용카드 결제 비율이 90% 수준에 이르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정유업계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한 쪽이 얻는 만큼 상대편이 그만큼 잃는 두 업계 간의 '제로섬 게임'이 길어질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소비자다"면서 "소비자 권리가 침해당하는 사례가 없는지 지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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