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감소, 주택경기 회복세 뚜렷?
미분양 감소, 주택경기 회복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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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양극화 ↑, 통계 신뢰성 ↓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지방에서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훈풍 탓에 전국 미분양아파트가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올 1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수는 8만4923가구다. 이는 전월 8만8706가구에 비해 3783가구 감소한 수치라는 게 국토부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미분양주택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자 시장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이미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미분양주택 현황은 부동산 시장의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지표로 미분양 물량 감소는 그만큼 매매시장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분양 추이는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참고자료는 될 수 있지만 시장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조민희 부동산1번지 팀장은 "통계자료를 보면 전국 미분양물량은 줄어들었지만 준공후미분양 물량은 오히려 늘어났다"며 "특히 중·대형 평수 물량이 소진되지 않고 있어 악성미분양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해당 통계만으로 시장 상황을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소형평형과 중·대형 평형에서 시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악성미분양은 입주에 이어 준공을 했는데도 팔리지 않는 미분양 물량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주택수는 줄었지만 준공후미분양은 오히려 552가구(1.3%) 늘었다. 특히 수도권에서 준공후미분양 물량이 811가구(9.3%)증가해 악성미분양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준공후미분양은 전국 4만3207가구(수도권 9540가구, 지방 3만3667가구)로 전국 미분양주택수인 8만4923가구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준공후미분양 물량이 준공전미분양 물량을 역전한 것은 그만큼 악성미분양 사태가 심각함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수도권에서 준공후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이 중·대형 평수(82%)임을 감안, 악성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미분양주택통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높다. 대한주택보증과 리츠 등의 환매조건부매입 부분이 미분양현황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료가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제9차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매입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의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통계에서 유동성매입 부분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분양주택현황은 시·군·구의 자체 조사를 국토부가 취합해 발표하기 때문에 유동성매입부분까지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건설사 유동성 해소를 목적으로 한 환매조건부매입 물량이 상당수(1만6636가구)임을 고려하면 향후 미분양주택현황의 '구멍'이 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손재영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20년간 발표된 자료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참고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과 환매조건부매입 부분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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