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쇼크…세계 경제 '출렁'
리비아 쇼크…세계 경제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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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지은 기자]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가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지역을 넘어 이란, 예멘, 바레인 등 걸프만 연안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산유국으로 번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유가 급등을 부추기면서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 최근 VIX 추이<출처:CNN머니>
22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리비아 쇼크로 폭락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올 들어 최대폭 떨어졌고 유럽증시는 3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8.46포인트(1.44%) 떨어진 1만2212.79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77.53포인트(2.74%) 급락한 2756.42,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7.57포인트(2.05%) 떨어진 1315.44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 '공포지수'로 통하는 VIX도 전 거래일 대비 27.8%나 치솟았다. 이는 지난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럽 주요 지수도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 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도 최대 1% 이상 떨어졌다.

간밤의 충격으로 23일 아시아 주요 지수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MSCI아시아태평양지수는 2% 가까이 빠졌고 니케이지수도 0.8% 하락했다. 코스피도 0.4% 떨어졌다.

◇고공행진 국제유가 '오일쇼크' 우려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사태가 내전 수준으로 치닫자 석유업체들이 현지에서 철수하는 등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2년여래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7.37달러(8.5%) 폭등한 93.57달러를 기록했다. 2년 반만에 최고치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원유 생산의 1.7%를 책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리비아 사태의 영향으로 하루 5만배럴의 석유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재스민 향기' 어디까지 퍼지나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언제·어디까지 확산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사임으로 일단락됐지만 리비아에서는 유혈 진압이 격화돼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의 정정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리비아에 잔류한 채 시위에 대한 무력진압 방침을 재확인했다. 카다피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내일(23일)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하겠다"며 "경찰과 군대가 질서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도 반정부 시위 주도자의 아들이 체포되고 시위대가 총격에 희생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으며 바레인과 예멘에서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최근 아랍권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사우디의 청년층이나 시아파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특히 석유 매장량이 세계 5위 규모에 달하고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12%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중동 최대 은행인 에미리트NBD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게리 듀간은 "사우디의 주요 유전이 바레인과 맞대고 있는 동쪽 국경지대에 집중돼 있는 만큼 바레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가 사우디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유가상승과 증시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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