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험시장, 단종보험사 '무덤' 되나
국내보험시장, 단종보험사 '무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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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악화에 성장한계 극복 못해
실적부진에 종합보험사 전환 잇따라

[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국내보험시장이 단종 보험사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들은 손해율 악화로 인한 만성 적자로 허덕이고, 국내 유일의 법률보험사인 DAS(다스)법률비용보험사는 상품판매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틈새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단종보험사들은 잇따라 종합변호사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보험사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영업이익률은 2010회계연도(2010년4월~2011년3월) 1분기 -10.94%에서 2분기 -18.53%로 악화됐고 같은 기간 악사도 -1.84%에서 -4.60%로 떨어졌다. 그나마 하이카다이렉트는 1·2분기 각각 4.09%, 3.95%로 이익을 냈지만 이익폭이 줄었다.

온라인보험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급등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13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잠정치)은 90.5%로 전월에 비해 4.0%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12월 누적 손해율은 81.7%를 기록했다.

특히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더케이손해보험 악사다이렉트 하이카다이렉트 등 4개 온라인 전업사의 손해율은 평균 98.3%로 100%에 육박하고 있다. 이 중 에르고다음다이렉트와 더케이손해보험의 손해율은 이미 100%를 넘어선 상태다.

손보업계는 유난히 사고가 많은 계절적 요인이 손해율에도 악영향을 미쳐 3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해율 악화가 온라인 자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업체들은 적자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카다이렉트는 최근 5년 동안 모회사인 현대해상을 통해 네차례 유상증자를 받아 1400억원을 확충해 지급여력비율을 190%대로 맞췄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까지 250억원의 적자가 발생, 추가 증자를 통해 '체력'을 보강하는 것은 이제 한계점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2009년부터 영업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한 에르고다음은 지난해 말 2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급여력비율을 9월 말 103.7%에서 130%로 높였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비중이 큰 일부 온라인 전업사들은 자금난이 심화하자 보험료 인상이나 사업 철수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자보사들은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광고를 중단하고, 계약심사(언더라이팅)를 강화해 자동차보험 가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업체들은 종합손보사로 전환해 일반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으나, 적자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DAS(다스)법률비용보험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독일계 법률비용 전문 보험사인 다스는 2009년 12월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영업에 나섰지만 실적이 저조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IG손해보험이 같은해 10월 법률비용보험을 출시한 데다, 다스는 주력할 만한 판매채널도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LIG손보는 법률비용보험 출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계약건수가 1만건을 돌파했으나 다스의 실적은 이보다 훨씬 적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률비용보험이 소멸성 단기보험인 데다, 일반 소비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소송이 잦은 개인사업자가 주고객이다보니 고객층이 얇다"며 "다스의 경우 판매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종보험사들이 눈에 띄는 실적을 못 내는 것은 리스크 관리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종합보험사들은 상품을 분산해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지만 한 가지 상품에 주력하고 있는 단종보험사들은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종보험사의 경우 한 가지 상품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해당 상품의 손해율이 악화되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자보사들이 금융위원회의 인허가를 통해 종합손보사로 전환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종보험사들은 비대면채널을 통해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고 있지만 단일상품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종합손보사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악사, 에르고다음, 더케이손해보험 등의 온라인 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적자난에 봉착하자 일반보험인 운전자보험과 화재보험 등을 인가받아 종합손보사로 전환했다. 그러나 여전히 자동차보험 비중이 커 손해율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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